사람 지문처럼 모양 다르고 불변
앱 받은 뒤 코 사진 올리면 ‘OK’
칩 삽입 안 해 등록률 상승 기대
국제표준 채택… 전세계 수출 전망
사전 등록한 지문으로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것처럼, 반려견도 이제 ‘견(犬)적사항’ 확인이 가능해졌다. 사람처럼 지문이 아니라, 코주름으로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 개 코주름을 활용한 ‘K개민증’이 오는 21일부터 첫 발급된다. 한국 연구진이 개발한 K개민증은 국제적 기준으로도 인정받아 전 세계로 수출될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개 코주름은 사람의 지문과 비슷하다. 개마다 모양이 다르고, 성장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개의 주민등록인 동물등록에 활용할 수 있는 배경이다. 2021년 건국대 수의대에선 개 코주름에 고유성·영속성이 있어 생체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개민증은 사람의 운전면허증과 비슷한 크기, 모양이다. 앞면엔 개 증명사진과 주민등록번호 같은 동물등록번호(15자리 숫자), 품종, 성별, 출생일, 중성화 여부, 보호자 이름·연락처·주소가 담긴다. 뒷면엔 코주름과 큐알코드, 변경사항을 적을 수 있는 칸이 있다.
코주름 기반 반려견 개체식별 방법은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실증특례)로 지정돼 현재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법 개정이 완료되면 코주름으로 한 동물등록이 공식 인정된다. 더 이상 동물병원을 찾아가지도, 칩을 반려견 몸에 심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땐 코만 촬영해도 바로 주인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등록제는 2014년부터 의무시행 중이지만, 등록률은 절반 수준이다. 2022년 말 기준 누적 302만5800여마리가 등록됐다. 2022년 신규등록한 29만여마리 중 53.8%(13만4300여마리)는 외장형 목걸이 방식을 택했다. 파이리코 관계자는 “몸에 칩을 심는 데 거부감을 느껴 목걸이를 하는데, 목걸이는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며 “비문 등록으로 반려동물 등록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낮은 반려동물 등록률은 국정과제인 ‘펫(pet) 보험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양이빈 파이리코 대표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반려동물 비문 개체식별 기술의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세계에서 동물등록에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