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펫 휴머니제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반려동물을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보고 인간과 유사한 속성을 지닌 인격체로 대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과 서비스 출현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Inside ETF] 덩치 커진 반려동물시장, 함께 뜨는 ETF는
‘반려동물’이라는 말은 2007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된 이후 한국에서도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삶을 같이 하는 동반자의 의미로 위상이 크게 바뀌었다.

최근에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이란 용어까지 나오고 있다. 펫 휴머니제이션은 반려동물을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이나 친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간의 대리자로 인식하고, 인간과 유사한 속성을 가진 인격체로 대우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반려동물의 웰빙을 목적으로 하는 펫테크 제품 보급의 확산, 사료의 고급화,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등이 출현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인 혼펫족, 아이를 낳지 않고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키우는 2인 가구인 딩펫족(DINK+pet),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라는 용어가 일상화됐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증가,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는 성인만으로 구성된 가구가 증가하며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Inside ETF] 덩치 커진 반려동물시장, 함께 뜨는 ETF는
반려동물 시장 확대…신흥국서 성장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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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케어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던 선진국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펫케어 시장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7.9%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과 대만도 각각 연평균 16.2%, 14.7% 성장이 예상돼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경우에도 펫케어 시장 규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8.4%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반려동물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판단해 새로운 시장 창출과 신규 고용 창출의 보고로서 정책적 육성을 위한 제도 개혁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미 2017년 3월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반려동물 생산업, 판매업, 수입업, 미용업, 장묘업의 업종 구분을 명시했고, 애견미용사, 핸들러, 훈련사, 반려동물 종합관리사 등의 경우 인력 및 시설 기준을 마련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집에서 키우는 자식과 동일한 ‘아이’ 같은 존재가 되면서,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사료와 기구 등의 고급화, 의료 서비스 전문화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2020년 글로벌 펫케어 시장은 전년 대비 6.9% 성장한 142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6년에는 217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펫케어 시장의 빠른 성장은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증가 및 신흥국 소득 수준 향상, 반려동물 제품의 고급화에 따른 소비지출 규모 증대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반려동물 시장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수 증가로 인한 수요 증가와 프리미엄화에 따른 마진 성장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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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푸드 프리미엄화·신기술 적용 ‘펫테크 제품’ 성장세

2020년 기준 전 세계 펫케어 시장은 개와 고양이 사료 등의 펫푸드가 1021억 달러로 71.8%를 차지하고, 헬스케어용품, 장난감 등 펫 제품이 400억 달러로 28.2%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지주가 지난해 발간한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월평균 총 양육비는 14만 원, 양육비의 3분의 1을 사료 구입에 사용하고 있으며 2년 동안 평균 47만 원을 치료비로 지출하고 있다.

사료 등의 펫푸드 시장은 단순한 건식 사료를 넘어 브랜드 제품이나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건강식 사료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프리미엄화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또한 펫테크(pet+technology)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도 대거 출시되고 있다. 반려동물의 웰빙, 건강관리, 감정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테이터 등 신기술이 반려동물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반려동물의 감정 상태를 안정, 행복, 불안, 분노, 슬픔 등으로 단순 구분해서 전달하는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출시됐으며, 반려인의 편의와 반려동물의 건강을 책임지는 스마트 화장실,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와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수의사 방문 예약 서비스 등이 개발됐다.

펫 제품 가운데 세계 펫테크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45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2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첨단 기술과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제품 출시를 통해 신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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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ETF 주목

반려동물 인구와 관련 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반려동물 관련 산업에만 집중 투자하는 ETF는 많지 않다. 그동안 PAWZ ETF(Proshares Pet Care ETF)가 유일했고, 올해 들어선 유럽거래소에 PETZ ETF가 신규 상장됐다.

그 외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비건 관련 ETF도 눈길을 끈다.

글로벌 펫케어에 집중 투자하는 PAWZ ETF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최초의 ETF이며, 2018년 11월 상장해 약 3년 9개월간 운용 중이다. 총자산은 1억5248만 달러(약 2000억 원) 규모다.

국가 비중은 미국이 71.95%로 가장 높으며 제약(71.95%), 소매(16.98%), 헬스케어 상품(10.82%), 식품(7.95%)으로 헬스케어 및 소매 등 경기방어 업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약 33개 종목에 투자하며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약 65%를 점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을 살펴보면 반려동물 진단 관련 종목인 아이덱스 래보라토리스(티커: IDXX), 사료, 간식에서부터 의류, 장난감, 비타민 등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인 츄이(CHWY) 등이 있다.

펫케어 산업의 점진적 성장성과 경기방어적 성격이 높은 헬스케어 관련 업종에 주목하는 투자자를 위한 ETF로 평가할 수 있다.

2019년에 상장된 VEGN ETF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ETF는 아니지만 동물실험 및 생산 과정에서 동물을 이용하는 기업을 배제하고 동물 복지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준을 준수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동물 애호가 및 환경운동가들의 염려를 덜어주기 위해 고안됐다.

VEGN ETF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종목은 테슬라(Tesla)인데, 동물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자동차 행보에 동참해 편입된 종목이다. 상장 이후 꾸준한 성장 흐름을 보였던 PAWZ ETF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에서 다시 한번 큰 주목을 받았다.

재택근무가 증가하며 거주지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펫케어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이를 반영해 PAWZ ETF의 주가는 지난해 7월 중 84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가속화와 가처분소득의 감소,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는 반려동물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 그동안의 상승에 따른 반작용 등으로 인해 PAWZ ETF 또한 하락세로 전환돼 현재는 55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 휴머니제이션 트렌드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인구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에 힘입어 프리미엄 사료, 헬스케어, 펫테크가 접목된 장난감 등 다양한 업종의 반려동물 관련 기업들도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족 일원이 된 반려동물 산업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반려동물 ETF에도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Inside ETF] 덩치 커진 반려동물시장, 함께 뜨는 ETF는
글 김영각 KB증권 WM솔루션총괄본부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