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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의 동행]동정만 남은 마당개…현실 대책은 '중성화였다'

admin 2021-07-06 14:10:46 조회수 54

[최기자의 동행]동정만 남은 마당개…현실 대책은 '중성화'였다

입력
수정2021.07.06. 오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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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수의사회 '마당개 중성화' 봉사 진행(양주=뉴스1) 최서윤 기자 = "대체 언제 새끼를 뱄는지 모르겠어요."

지난달 27일 집 마당에서 키우는 개들을 데리고 경기 양주시의 한 마을회관을 찾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한 말이다. 애초 한두 마리만 키우려던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인지 알 수 없는 개들의 임신과 출산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었다.

이날 회관에서는 이들을 위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마당개란 목줄에 묶인 채 집이나 공장 앞마당에 살거나 또는 방치 상태로 자유롭게 집 안팎을 드나드는 개들을 말한다. 주로 진돗개, 풍산개 혼종과 같은 중·대형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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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수의사회 고문인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27일 오전 경기 양주시 광석1리 마을회관에서 진행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마당개에게 '국수'(국경없는 수의사회 약자)라는 새 이름을 지어줬다. 왼쪽부터 김재영 국경없는 수의사회 대표, 방송인 박수홍, 한 장관. 2021.6.26/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 "유기견보호소 80~90%가 마당개…대책 절실"

그런데 최근 이 마당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를 마당에 묶어놨어도 돌아다니던 다른 개와 교배해 새끼를 낳는 바람에 주인도 모르게 개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렇게 방치된 개들은 유기견이 되고 들개가 된다. 동물등록도 거의 하지 않아 주인을 찾기도 힘들다.

예전 같으면 새끼 강아지들을 5일장에서 내다 팔거나 지인에게 입양 보냈다. 일부는 식용을 목적으로 팔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반려동물을 판매하려면 지자체에 등록을 하고 영업자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이를 모르고 동물을 판매했다가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당하기 쉽다.

또한 동물을 양육하는데 있어 책임의식이 높아지다 보니 과거와 같이 개를 선물로 준다고 덥석 데려가는 경우도 줄어들었다. 더욱이 우리나라 대도시는 아파트 문화다. 유기된 중·대형견에 대해 동정은 하지만 입양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개식용 문화도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라 식용으로 파는 일도 현저히 줄었다.
이래저래 애물단지가 된 개들은 방치 상태에 있다가 신고를 당해 동물보호소에서 유기견으로 집계되기도 한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새끼 강아지들은 야생성을 지닌 채 그대로 자라면서 들개가 돼 농가에서 사육하는 닭을 사냥하거나 심지어 사람을 공격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에 최근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제시되는 것이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다.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김재영 국경없는 수의사회 대표는 "봉사를 위해 보호소에 가 보면 80~90%가 마당개고 새끼가 연이어 태어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생각이 들어 유기동물 발생의 근본 원인을 차단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지자체에 마당개 중성화 지원을 요청했고 여러 사람의 뜻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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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수의사회는 6월 27일 경기 양주시에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 "시대 바뀌었다면 동물 양육 방식 달라져야"

'마당개 중성화'에 대한 취지를 공감한 사람들은 이날 오전부터 양주시 마을회관에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수의사부터 서울대 수의대생, 공무원, 업체 관계자들은 물론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방송인 박수홍씨, 유명 유튜버 크집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날 수술받은 동물은 개 24마리, 길고양이 10마리로 총 34마리였다. 개의 경우 주인들에게 수술동의를 받았다. 중성화 수술이 처음인 견주들은 혹시라도 개들이 잘못될까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걱정 어린 눈빛에서는 개를 사랑하는 마음도 전해졌다.

우연한 기회로 중성화를 알게 된 A씨는 "옛날에는 그냥 새끼를 낳게 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고 1~2마리만 키우고 싶다"며 "혹시라도 수술하다 잘못될까봐 우려도 했지만 새끼를 계속 낳게 할 수 없어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유기견을 키운다는 B씨는 "처음엔 7마리였는데 자체 번식으로 20마리가 넘었다"며 "SNS를 할 줄 몰라서 입양도 못 보내고 있었는데 중성화 수술을 해준다고 해서 데리고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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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수의사회는 6월 27일 경기 양주시에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동물 마취 전문인 이인형 서울대 교수는 수술에 들어가기에 앞서 안전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리 개는 순해요' 믿지 말고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부 개들에게 입마개나 넥카라를 씌웠다. 유명 수의사 중에는 입마개를 수갑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수의사들에게 입마개는 마스크이자 서로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수의사들은 개들의 중성화 수술이 끝나고 암컷에게는 문신을 했다. 2번 수술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채혈을 한 뒤 심장사상충 검사도 했다. 수술이 끝난 개들은 회복을 위해 수액을 놔줬다. 수의대생들은 더운 날씨에 개들이 지칠까봐 연신 부채질을 해줬다. 마지막으로 동물등록을 함으로써 화룡점정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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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대생들이 6월 27일 중성화 수술이 끝난 개들을 위해 부채질을 해주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업체의 도움으로 '마당개 견사'도 지원됐다. 견사 지원에 선정된 마현중씨는 "어쩌다 지인의 개를 키우게 됐는데 개가 새끼를 낳아서 3대가 살고 있다"며 "사람 가족은 손주까지 4대가 산다. 이번 기회에 개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고 아이들에게도 생명의 소중함을 알린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흡족해했다.

견사를 지원한 오인석 좋아서하는디자인 대표는 "대문이 없는 집에서는 개를 잃어버릴 수도 있어서 목줄에 묶어두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견사를 지어서 문을 만들어두면 개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 앞으로 많은 마당개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사랑받으면서 살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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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수의사회는 6월 27일 경기 양주시에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박수홍씨 등이 견사를 짓기 위해 터를 정리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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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하는디자인은 6월 27일 경기 양주시에서 진행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견사를 지원했다. (국경없는 수의사회 제공) © 뉴스1

◇ "마당개 관심 갖고 잘 관리해야…중성화·등록 필수"

마당개 중성화는 개들의 개체수를 조절하고 유기동물 발생의 근본 원인을 줄여준다. 하지만 대중적인 관심을 얻기는 쉽지 않다. 사람에게 학대 받거나 다쳐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 동물들은 미디어나 SNS에 자극적인 사진이나 영상이 올라왔을 때 주목을 받고 동물을 위해 후원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마당개는 이와 달리 전통적인 양육 방식에서는 학대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큰 주목은 못 받는다. 주인이 있어서 세금으로 중성화 수술을 하려면 반대가 심하다. 중성화를 오히려 학대로 보는 사람들의 저항도 있다. 그러다 보니 동물보호단체에서도 동물구조119, 어웨어 같은 작은 단체만 관심을 갖는 상황이다.

또한 주인이 있는 개들은 반려동물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인 없이 길에서 떠돌아다니는 개들은 야생동물로 환경부가 각각 주관한다. 관리하는 정부부처도 다르니 간단한 정책 하나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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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수의사회는 6월 27일 경기 양주시에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누군가는 먼저 나서서 추진해주는 것이 필요한 이 때 수의사, 수의대생들의 재능 기부와 업체들의 참여, 지자체의 지원은 작지만 큰 결단이었다. 동물병원을 하는 수의사들의 대다수는 일주일 중 일요일 하루를 쉰다. 하루 쉬는 날 봉사를 하면서 자신의 돈과 시간을 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위주인 업체 관계자들도 쉬는 날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날 봉사에 나섰다.

주성일 수의사는 "마당개 중성화는 유기동물을 줄이는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비록 작은 힘이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인식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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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딘, 신교무역 등 관계자들이 6월 27일 경기 양주시에서 진행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한정애 장관도 부처 직원들 모르게 쉬는 날 조용히 봉사에 참여했다. 한 장관은 이날 처음 보는 마당개에게 손등 인사를 건네는 모습으로 동물애호가의 면모를 보였다. 아직 이름이 없는 마당개에게는 자신이 고문을 맡고 있는 국경없는 수의사회의 앞글자를 따 '국수'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

한 장관은 "시골에는 어르신들만 주로 계시니까 새끼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 유기견이 생기고 들개가 된다"며 "사회 문제가 되는 들개들을 최소화하는 방법 중 하나가 마당개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중성화도 하고 동물등록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많은 분들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 꾸준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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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27일 오전 경기 양주시 광석1리 마을회관에서 진행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마당개에게 손등을 내밀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21.6.27/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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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수의사회는 6월 27일 경기 양주시에서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로얄캐닌 등 업체들도 동참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개들의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한 '마당개, 떠돌이개 중성화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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