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펫소매협회 회장 @펫헬스
이기재 펫소매협회 회장 @펫헬스

이기재 (사)한국펫산업소매협회(이하 펫소매협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지난 13일 제3대 회장에 취임했다. 이날 열린 펫소매협회 비대면 총회에서 협회 회원들은 만장일치로 이 회장을 포함한 임원진 전원을 재신임했다. 이 회장은 오는 2024년 4월까지 회장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지난 2018년 4월 펫소매협회 제 2대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지난 3년간 △유통 대기업의 펫소매업 진출 저지 △펫산업 정부규제 강화 시도 약화 △펫용품 공동브랜드 개발, 우수상품 인증사업 추진 등 펫산업 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성과를 보였다.

이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우리 펫산업이 백척간두에 놓인 현실에서 벗어나 희망을 담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길을 걷고자 한다”며 “‘펫산업인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웃는다’는 신념으로 펫산업의, 펫산업인에 의한, 펫산업인을 위한 펫소매협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펫산업이 진정한 주인인 반려인들을 진심으로 섬겨야 펫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15일 반려동물 전문 언론 펫헬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국내 펫산업의 문제점과 발전 방안, 펫소매협회의 운영 계획, 반려인을 위한 협회의 추진 정책 등을 소상히 밝혔다.

- 한국펫산업소매협회 제 3대 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당선 소감은 어떠신가요?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펫소매협회의 임원진과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펫산업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 지난 3년간 2대 회장을 맡아 많은 일들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일부 유통 대기업들이 펫소매업에 무분별하게 진출한 탓에 골목상권이 잠식될 위기에 있었습니다. 유통 대기업들이 소매업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영세 소상공인들은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고, 결국 폐업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죠.

협회와 회원들이 힘을 모아 노력한 끝에 지난 2019년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반려동물 및 펫용품 소매업’을 시장감시 업종으로 지정받았습니다. 소상공인들이 그나마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한 셈이죠.

또 일부 동물권단체들의 일방적 주장에 정부가 휘둘리면서 펫산업 관련 각종 규제가 계속 강화돼 왔어요. 현실성도 없고 실효성도 없는 규제들도 많았죠. 이에 반해 그동안 정부와 국민들을 대상으로 펫산업 규제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알리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은 우리 협회에서 각종 통계를 이용해 그동안 정부와 국민들에게 잘못 알려진 해외의 반려동물 문화와 제도, 왜곡된 우리나라의 현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정부 역시 과거처럼 일부 동물권단체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또 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가속화되면서 펫산업 역시 온라인으로 수요가 급속히 쏠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영업을 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설 자리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죠.

지난 2019년 10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펫산업소매협회가 공동 주최한 펫산업 규제 간담회에서 이기재 회장이 업계의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펫산업소매협회
지난 2019년 10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펫산업소매협회가 공동 주최한 펫산업 규제 간담회에서 이기재 회장이 업계의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펫산업소매협회

일각에서는 시장의 변화와 편리성 때문에 온라인으로 시장이 급격히 이동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온라인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가장 큰 원인은 '제살깎아먹기 식'의 최저가격 출혈 경쟁에 있다는 것이 현실이죠. 심지어 일부 품목의 경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공급 받고 있는 도매가격보다 싸게 팔거나 원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손해를 보면서 판매하는 품목도 많아요.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협회에서는 ‘제품 인증제’와 ‘공동브랜드’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이 제도들은 중소영세업자들이 공동브랜드로 힘을 모아 대형 온라인몰의 최저가 공략에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자구책이 될 것입니다”

- 앞으로 3년간 협회의 운영 계획과 목표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동안 우리 협회가 주력사업으로 추진 중인 유통 대기업·대형 온라인몰의 시장 진입에 따른 펫산업 양극화 심화 방지, 정부의 펫산업 규제 강화 방지 관련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지원사업으로 진행 중인 ‘제품인증제’, ‘공동브랜드’ 사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자 합니다.

반려동물 및 펫용품소매업의 ‘시장감시업종’ 지정 기간이 오는 2022년에 만료됩니다. 저희 협회는 지정 기간 만료 후 반려동물 및 펫용품소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생계형적합업종’으로 지정받도록 하겠습니다.

또 현재 협회는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매일 모니터링 해 발의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들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펫산업을 어렵게 하는 비현실적인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에게 우리 협회의 반대 의견을 강력히 전달하는 등 법안 통과를 막는데 전력을 다 하겠습니다.

작년부터 정부지원사업으로 시작한 ‘제품인증사업’과 ‘공동브랜드’ 사업에 대해 올해부터는 성과를 내겠습니다. 올해도 정부에서 예산 지원이 확정돼 오는 8월쯤에는 초기 제품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르면 하반기에 펫산업 관계자 여러분이 ‘제품인증사업’과 ‘공동브랜드’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혜택을 피부로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작은 업체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두 사업에 관련된 제품을 무료 공급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공동브랜드를 더 많은 제품군으로 확대하고 펫샵 매장 운영에 필요한 경영 영상 매뉴얼 등 교육 자료를 만들어 배포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펫소매협회 회원 상점인증제도 도입을 통해 회원님들이 운영하는 매장이 비회원들의 매장과 차별성 있는 우수 매장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 코로나19로 인해 펫소매업이 매우 어렵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들을 위해 어떤 대안을 갖고 계시는지요?

“지난 3월 동반성장위원회는 펫소매 매장 3800개의 리스트 자료를 가지고 일일이 전화해 영업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폐업률이 무려 27%나 될 정도로 상황이 매우 심각했습니다.

지난 2019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펫산업소매협회가 공동 주최한 FTA 관련 간담회. 사진 한국펫산업소매협회
지난 2019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펫산업소매협회가 공동 주최한 FTA 관련 간담회. 사진 한국펫산업소매협회

협회는 △온라인 시장 활성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진 △정부의 규제 강화 △유통 대기업의 시장 진출 등이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재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에 펫산업계 의견이 많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시에 공동브랜드로 우리 협회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이자 중소기업중앙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입니다. 따라서 두 단체의 도움을 받아 펫산업의 현안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일부 정치가와 관련 공무원 그리고 동물권단체의 펫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업계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가실 계획이신가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얼마 전까지 일부 동물권단체들의 펫산업에 대한 일방적인 누명 씌우기와 매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펫산업계는 어떠한 대응도 못했습니다.

저는 일부 동물권단체들이 동물보호를 명분으로 펫산업을 공격해 자신들의 사업과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이들의 주장만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협회는 정치권과 국민들께 동물권단체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알리려고 합니다. 또 동물권단체들의 민낯을 알리고 이들의 잘못된 점도 홍보해 펫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개선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동물권단체들도 외국의 단체들처럼 합리적인 동물보호단체로 다시 태어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협회는 반려인들과 가장 밀접한 단체입니다. 반려인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려인들이야 말로 펫산업을 지탱하는 버팀목이자 진정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펫산업 종사자들은 이윤추구에 앞서서 반려인들에게 봉사하고 섬길 줄 알아야 합니다.

또 눈앞의 이윤에 눈이 멀어 잘못된 제품을 판매해 소중한 반려동물의 건강을 해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펫산업이 진정한 주인인 반려인들을 진심으로 섬겨야 펫산업이 성장할 수 있죠.

나아가 최근 들어 펫산업의 발달로 반려동물에게 좋은 음식과 의료기술을 제공해 줄 수 있게 된 덕택에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20년으로 연장됐습니다. 과거 반려동물의 평균수명이 10년에 불과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연장된 셈이죠. 그만큼 우리나라의 동물복지 수준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도 반려인들께서 펫산업을 더욱 믿고 발전시켜 주신다면 동물복지도 한층 올라 갈 것으로 믿습니다. 또 외국처럼 펫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제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